[ '사회공포증' 늘어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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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실패·과다업무…'사회공포증' 늘어난다
인구의 7~8%추정
A대학 4학년 김모씨는 최근 한 심리상담센터를 찾았다. 김씨는그동안 수차례 취업면접시험에서 떨어지자 면접이 공포스럽게 느껴졌다. 실패가 거듭되면서 김씨는 면접장에 들어설 때마다 심장이 뛰고 손에 땀이 나며, 심지어 말을 더듬기까지 했다. 김씨는면접을 마친 뒤에는 실수한 부분만 자꾸 떠올라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요즘은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피하고 싶은 심정이다.
한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이모부장은 업무 스트레스로 연말 각종송년모임 참석도 부담스럽다. 직위가 오른 뒤 사장등 고위직과회의도 잦아지고, 사원대상 강연이나 업무관련 프레젠테이션이많아졌다. 매사에 완벽주의자였던 이부장은 업무량이 많아지며,예전만큼 일을 꼼꼼히 처리하지 못한다는 자책감이 들어 사장의작은 질책에도 안절부절 못하고 강연대에 서는 것도 힘겹게 느껴져 고민이다.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고 사회적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취업면접실패, 회사업무 스트레스 등 여러 이유로 인해 면접이나 업무 자체를 두려워하게 되는 증세( 사회공포증·social phobia )로 심리상담센터나 병원을 찾는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A대 학생상담센터 사회공포증 치료교실은 학생 외에 일반인들이대거 몰리며 모집정원의 3배 인원이 대기 리스트에 올라 있다. B병원의 전문클리닉도 진료환자가 한달에 20명 정도 돼 10년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사회공포증은 사회적 상황, 특히 다른사람앞에서 평가받을 때 심한 불안감과 공포심을 갖는 증상으로이로 인해 일상생활과 학업, 대인관계에 지장을 받게된다. 미국은 전체인구의 13%가 사회공포증 증세를 보이고 있고, 증가세를보이는 한국은 7~8%로 추정된다고 관련학계는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 전반적으로 경쟁이 심해지며, 외모, 태도, 표현하는 방법 등이 중요하게 평가됨에 따라, 이런 점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실패를 반복하는 사람들은 아예 경쟁상황을 회피하게 돼사회에서 낙오하거나 심하면 자살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권정혜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기자신을 어떻게 잘 표현하느냐가 학교와 직장에서 생존과 관련있는 문제로 부각돼 이러한경쟁에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않다”며 “전문상담으로호전될 수 있는데 이런 문제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낙오하는 학생과 직장인이 적지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권교수는 “상황을 회피할수록 더욱 상태가 악화되므로, 자신의생각을 바꿔서 현실에 직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강섭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는 “사회가 복잡하고 경쟁이 심해지며 학교와 직장에서 외모 ,말솜씨 ,태도 등을 중요한 덕목으로 요구하면서 이러한 부분의 평가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결혼이나 승진도 늦어지는 부작용을 겪게 된다”며 “비슷한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으므로 병원이나 심리상담소를빨리 찾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4.12.06 [월]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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