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인지치료가 시작된지도 한달이 지났다.. 수업의 반을 지나 벌써 5번째.. 
늘 느끼는 거지만 시간은 지나고 나서 보면 참 빠른 것 같다.
하지만 유독 시간이 느리다고 생각하는 때는 공부할 때도 아니고 회사에서 일을 할 때도 아니고 "공황이 왔을 때"...
5번째 수업은 다양한 예를 통한 수업을 하였다.
실제 예문을 통하여 어떠한 부정적인 사고를 하고 있으며 어떻게 생각을 해야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배웠다.
지레짐작과 뻥튀기사고... 수업시간에 어려운 단어들을 쉽게 풀이해서 쓰면 이 두단어로 압축이 되는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지레짐작을 하고 뻥튀기사고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똑같은 사람인 나는 왜 이 두가지 사고의 형태가 문제가 될까??
그것은 나의 사고는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공황으로 한번 크게 놀랐기까지 했으니.. 위의 두가지 사고가 나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는 것임이 틀림없다..
지금 시각은 12:01분 물론 밤이다. 사람은 밤이 되면 감성적으로 된다고 하던데.. 나도 왠지 오늘은 감성적이 되는 기분이 든다. 사실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도 나의 심장은 두근두근 뛰고 있다..왜 그럴까?? 왜 지금 심장이 두근두근 뛸까???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심장이 뛰어도 나는 응급실에 안 간다는 것이다. 왜냐면 내가 죽지 않을거라는 것을 수업을 통해서 배웠으니 말이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 이 치료는 나의 최후의 보루야라는 절박한 심정이 강했다.
그래서 이 치료가 나한테 잘 안 맞으면 나는 아마도 절망적인 삶을 살거야라고 지레짐작을 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이 들어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늘 마음 한 구석에는 "재발"이라는 단어가 떠나지 않는다. 그래도 괜찮을거라고 믿는것은 "재발"은 하더라도 놀라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5번째 수업을 마치고 환우들과 같이 저녁식사를 하였다. 다들 허심탄외하게 자기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가족들한테도 쉽게 못 할 이야기들을 단지 우리가 같은 "병?"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에 정말 고마운 마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도 느낄 수 있었다.
남의 불행을 통해 자신의 현재에 만족한다는 것에 조금 죄의식도 느끼지만.. 어쨌든 나는 그나마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늘 느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만.. 난 아마도 공황이전의 나로는 못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못 돌아간다고 우울해하고 싶지는 않다. 앞으로 공황이 나란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는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안 좋은 방향보다는 나를 좋은 방향으로 끌고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사람을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는 와중에 여러 힘든일이 발생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 힘든 일이라는 것들이 아마도 공황 때문에 발생하는 여러가지 신체증상이며 행동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나의 의지로 스스로를 변화시키지 못하니까.. 신은(부처가 되었든 예수가 되었든)스스로 나서서 나를 변화시키려고 하고 있다보나.. 
이런 나는 가족의 사랑과 관심은 물론 신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아주 "운 좋은" 놈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