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이라는 대 식구를 이끌고 오늘 노출훈련을 다녀왔습니다.
원장님의 강의를 듣고 난 후 화이팅을 외치고 발걸음을 옮긴 여러분들의 얼굴은 다소 상기되었습니다.

박00 -  출발전의 예기불안이 극심하고, 손발이 차고 저리다. 눈물부터 나고, 내가 버스에서 자제력을 잃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과 공포가 나를 얼어붙게 만든다. 
염00 - 잘 될거라 생각한다. 좀 두근거리긴 하지만 흥미있다. 
진00 - 아무렇지 않다. 이렇게 모여서 가는 것이 즐겁다.

각자에게 버스비를 쥐어주고 버스에 태웠습니다. 버스에 오르기전에 안절부절 못하고, 쓰러질 듯 했던 박00님도 일단 올라타고 돈을 지불하고 나서 약간 비현실감을 느끼는 듯 흔들리기는 했지만 아무 문제 없이, 즉 본인이 생각했던 토할것 같거나, 자제력을 잃어서 흥분할지도 모른다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다른분들도 각자 드문드문 앉아 계시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수원역에 도착했습니다.
시간도 퇴근길 시간이라 특히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을 지나 지하상가를 거쳐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사람씩 백화점 맨 꼭대기 층까지 올라갔습니다.

염00 - 약간 답답하긴 했지만 견딜만 했어요.
박00 - 혼자 올라와서 아무도 없으니 무서웠어요.

약 10분간의 자유시간을 가지고 복잡한 극장가 안과 백화점을 둘러보라고 하고 에스컬레이터에 집결하도록 했습니다. 각자 혹은 두사람 정도 모여서 어두운 극장가 안(주말 다되가는 지라 정말 사람이 많음)을 돌아다니고, 음식상가를 돌기도 했습니다. 

박00 - 떨리고 답답하고 숨 막혀요. 말도 안나와요.

처음에는 저렇게 말씀하시던 박00님이 몇분 후에는 용기를 내어 혼자 불쑥 극장가 안을 다녀왔습니다. 표정이 다소 밝아보였습니다.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와 지하철을 타고 성균관 대로 출발하였습니다. 
다들 공황은 어디에 갔는지 즐거운 표정이었고, 염려했던 일들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지하철도 칸을 나누어서 타고, 성균관대 역에 하차하였습니다. 

미리 마중나와주신 사무장님의 스타렉스에 11명의 대 식구를 다 태우니 평소 넓어보였던 그 차가 무척 좁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차 뒤쪽에는 절대 타지 않으시던 김00님이 

김00 - 참 신기해요. 평소에는 어느 누가 말을 해도 내가 직접 운전한다고 떼를 쓰거나 뒤쪽 자리를 일부러 피했는데 오늘은 간호사님의 권유로 젤 뒷자석에 앉았는데도 아무렇지 않았어요. 그게 너무 신기해요. 

하셨습니다. 

중간중간 힘들어 하는 분도 계셨지만 서로 격려해주고, 같이 이야기하고 함께 하였기에 어떻게 그 시간을 마쳤는지도 모르게 금방 시간이 흘렀고, 병원에 무사히 도착하였습니다.

이후 회원들의 열하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회식을 가졌습니다.

최00 - 인생에서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는 시기에 만난 소중한 사람들의 모임이 계속 지속이 되길 바란다

회장님의 멋진 멘트로 시작한 회식자리에서는 추후모임의 필요성과 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여러 방안, 회원간의 친목에 대한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각자 느끼신 바가 많았을 것이며 오늘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의 부재를 아쉬워하며 모임을 끝내고 지금 들어왔습니다. 

저에게도 참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참 좋은 꿈을 꾸게 될 것 같습니다.

다음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