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26.21:00을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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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 치료를 받고 있던중 10월14일경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혈변에 관해 진찰을 받고 대장내시경을 예약했다. 11월 26일 14:30분 으로 검사일이 잡혔다.
위내시경도 검사중 공황이 올까봐 못받고 있는데 대장내시경은 더 힘들다는 말도 듣고해서 영 불안한 마음이었다.
검사 일주일 전부터 당일 아침에 먹어야할 4리터의 액체를 보면서 저걸먹으면 속이 어떤느낌일까, 혹시 설사로 인해 기운이 다빠져 축 느러지는 것은 아닐까, 병원까지 30분은 가야되는데 가는도중 설사를 참지 못하면 어쩌나, 고속도로에서 화장실도 못가고,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공교롭게도 그날 오후 6시에 자극감응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공황상태와 비슷한 상태를 만든다는 자극감응훈련은 가끔 공황이 일어나는 나에겐 피하고 싶은시간이다. 그렇게 일주일을 걱정하면서 모든상황이 끝난 26일 21:00을 상상해 봤다. 그때 기분은 어떨까? 걱정하던 일이 모두 지나간 시간의 기분을 상상했다. 25일 아침 설상가상으로 심한 몸살기운을 느끼며 출근했다. 공황을 겪는사람들은 몸살감기의 상태를 알것이다. 이것도 피하고 싶은 상태임은 분명하다. 온 삭신이 나른하고 쑤시고 힘없고 열나고 "업친데 덮치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25일저녘 일찍 잠자리에 누워끙끙앓았다. 그리고 아침 07:00부터 10분간격으로 250cc씩 액체를 먹기 시작했다. 40분후부터 설사를 시작했으나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염려했던 기운이 쭉 빠지지도 않았다. 11:00시가 넘어가면서 화장실도 30분에 1번가는 정도가 돼서 12:00경 출근해서 일보고 14:30분 병원에 도착했다. 링갤주사를맞고 주사(진통제)를 맞고 15:30분경 대장검사를 했다.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인지행동치료까지 맞치고 나니 왜 일주일간 그렇게 걱정했을까? 허무한 생각도 들면서 한편 속시원한 느낌이다. 공황상태가 온다면 26일 21:00를 생각해 봐야겠다.
이글을 남기는 이유는 걱정과 그로인한 불안이 대부분 비현실적이라는 사실을 표현해 보고 싶어서 이다.
혹시 같은 검사를 받을 예정인 사람들이 좀 안심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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