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어둡고 감각이 없다. 환장하겠다. 잠을 자고 나도 내가 잤는지 깼는지 모른다. 몸이 굉장히 피곤해서 감기몸살인지, 코가 맹맹하고 기침도 하고 입술도 트고. 내 몸 상태가 어떤지 모른다. 안 좋기는 무지 안 좋은데 감각이 없으니 모른다.
결핵약 먹고 머리 속까지 감각이 없어졌다. 졸음이 오는 지를 머리 속에서 못 느낀다. 공황이 있는지도 못 느낀다. 어떤 날은 잠을 꼬박 새도 모른다. 머리가 아프지도 않다. 머리 속에서 졸음이 오는지도 모른다.

- 일은해요?
-- 못한다. 사업도 못 한다. 문 닫아 놓고 있다. 밤이 되면 머리 속이 안개 속 같이 어두워진다.
- 어제 하신 일은?
-- 집에 누워있다가, 사우나도 가고, 차 끌고 나가 드라이브하고, 친구 부르면 나가고, 드라이브는 88공원이나 팔달산에 자주 간다. 
- 운전은 하시네요?
-- 운전은 하죠?
- 지금 못 하는 것은?
-- 직장일, 고물상 일을 못 하겠다.
- 왜 못하세요?
-- 몸이 아프니까, 판단이 안 서니까.
- 어떤 판단이요?
-- 이전엔 눈으로 딱 보면 저게 철인가 스텐인가 구분이 착착 되었는데 지금은 머리가 어두워 생각이 정리가 안 된다.
- 어떻게 정리가 안 되나?
-- 생각하는 순간 바로 잊어버린다. 
- 철인가 스텐인가 구분은 할 수 있지 않나?
-- 자세히 자석질을 해 봐야 한다. 나는 전문가인데 비전문가처럼, 아니 비전문가보다 못하다.
- 전문가는 어떻게 아나?
-- 색깔보고 알고, 소리보고 안다. 
- 그렇게 보는게 얼마나 정확?
-- 정확치는 않지만 대부분 알 수 있다.
- 수치로?
-- 80-90% 정도는 보고도 알 수 있었다. 지금은 비전문가보다 못하다.
- 비전문가 보다 못하다는 그 근거는? 앞에 있는 거들이 다 눈에 보이지 않는가?
-- 그런건 보인다. 그런데 휴대폰 보면 시간이 6자가 8자로 보인다. 이렇게 아리아리하다.
- 이전에 괜찮을때 고철과 스텐 색 구분은?
-- 색이 조금 달라서 보면 안다.
- 일반인이 둘중 하나 맞춰도 50%는 맞는데, 지금 조금 신경써서 보면 얼마나 맞출까?
-- 70~80%는 맞추겠지.
- 소리도 들어보고 두들겨 보면?
-- 자세히 보고 두들겨 보면 100% 맞출수 있지.
- 지금 힘들어 하는 것은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고, 머리속이 100% 맑지 않으니 그것을 견디기가 어려우신거죠?
-- 맞네요, 완전하지 않으니까 내가 힘들어하네요.
- 편하시려면 바라는 게 뭐죠?
-- 결핵 약 먹기전으로 완전히 돌아와야 정상인데, 그렇게 안 되니까 힘든다.
- 이전의 완전한 상태란 것은 본인의 주관적인 경험에 의한 것인데, 어떻게 하면 완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까요?
-- 그래도 이전의 느낌으로 가지 않으면 난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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