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클리닉치료후기

치료의 실제 수기-정철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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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1-04-02 12:19 조회1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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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증상이 시작 된 것은 8년 전의 밝은 날의 달리는 기차 안이었습니다. 기차가 정차하기 전의 약 30분 정도이유 없이 답답함이 느껴졌고 호흡이 가빠지면서 비현실감이 들고  당장이라도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습니다. 이 후 기차를 타지 못하게 되었고 시도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몇 일 전 야간 폭설로 응급실과 약국을 찾아 헤매일 정도로 상태는 매우 급박했습니다. 지금 나의 문제점은 이제 눈만, 또는 비만 내려도 공포를 느끼게 되는 것인가 라는 예기불안과 공포의 수준이 너무 심해 거의 내가 누구에게도 인식 받을 수 없는 제3의 세계에 와 있는 것 같고 현실적으로도 그렇게 느껴져 무슨 사고를 저지를 것 같은 그런 것 입니다. 심호흡을 해보고 다른 생각을 해보고 즐거운 노래를 불러보았지만 폐소 공간, 시야를 흐리는 눈, 흐린 날씨가 되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그런 혼란스러운 기분이 없어지지 않는 것이었죠. 
 이후 경기신경정신과를 찾게 되었고 인지행동치료로서 그런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공황장애 인지행동치료 과정을 밟는 것은 처음에 들었던 대로 "시키는 대로 즐겁게 따라오면 된다"고 하셨으나 생각보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1회 - 공황의 이해

공황과 불안에 대한 차이점, 공황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겪는지를 알게 되었을 때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에 약간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치료 에 대해서는  반신반의 했었습니다. 공황발생시 '자제력 상실감, 미칠 것 같은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의 증상을 가지고 있었고, '주문을 외운다거나, 약물을 소지, 즐거운 음악 흥얼거리기 등'의 공황 때 대처를 위한 주의 분산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치료진은  수업을 시작하시면서 '100%의 출석율과 성실한 과제수행, 나을 수 있다는 믿을 등'을 요구하시며 개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치료결과는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하셨습니다.  

2회 -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감정의 희생자가 아닌 냉철한 행동의 관찰자가 되어 공황이 전개되어 가는 과정을 확실히 이해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응급신체반응, 자극조건화, 자극의 일반화, 예기불안, 회피행동, 오해와 편견 등의 용어들과 설명을 접할 때는 정말 본인의 공황증상들을 분석하고 긍정적 믿음을 갖게 하는데 거의 부족함이 없었으므로 교재 공부는 쉽지 않았지만  한편 나를 알아가는 흥미로운 도전과제였습니다. 치료진은 '한꺼번에 모든 문제를 다루려는", '호전이 있는대도 부정하는', '계속 노력하기를 거절하는 등'의 우리 교육생들에게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시정하도록 충고하셨습니다. 

3회 - 무엇이 공황을 일으키는가?& 복식호흡훈련 
우리의 생각이 이런 세가지 측면을 다루고 있는 것을 알았고, 본격적으로 내 생각을 수정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교육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 교재내용을 숙지하기 위해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은 의자에 앉아 고민 해야만 했고 매일매일 일정한 과제를 수행해야 했으며 내가 힘들 때 남을 배려하기 힘들 듯 내가 공황으로 힘들 때 그 힘든 마음을 접어 두고 새로운 사고방식을 주
입하여 습관화시키는 과정은 예상 이상의 어려움 이었습니다.
공황환자가 흔히 겪는 과호흡 등의 신체적인 반응들을 조절하기 위해 복식호흡법을 배웠습니다.
 
4회 - 공황의 인지적, 생리적, 행동적 반응들. & 근육이완훈련

불안요소표, 공황요소표, 공황전개과정 등의 과제들은 드디어 공황에 대한 자신의 비합리적 사고방식들을 객관적, 합리적,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점검하는 본격적인 자신과의 싸움이자 치료를 위한 시작이었습니다. 그 중요성을 교재 공부를 통해 인식하였습니다.
신체적 반응을 조절하기 위한 두번째 시간으로 근육이완법을 익혔는데 상당히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5회 - 인지모델을 바탕으로 한 인지수정. 

이때부터 공황일기 작성을 권하셨습니다. 불안 강도 평균치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공황은 다소 좋아짐을 느꼈습니다. 

6회 - 인지오류의 수정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오류에 대한 수정이었습니다. 교육  공황이 오면 생각할 여유가 없고 이성적 판단이 없고 죽거나 죽음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나를 객관화 시킬 수 있었고 생활 속에서 얼마나 많은 오류를 범하는 사고를 했는지, 또 그것이 얼마나 나의 행동을 구속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공황이 일어날 가능성이나 최악에 발생할 일, 공황 때 무슨 생각을 하나 그런 걸 살펴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복식호흡이나 근육이완법이 회피하는 수단이 아닌 조절하는 수단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예기불안도 확실히 줄었고 밀폐공간에 대한 두려움도 6에서 2정 도로 줄었습니다. 
 

7회 - 과대평가와 재앙화 사고의 수정

여전히 공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생기는 과대평가나 재앙화 사고를 수정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생각의 증거를 찾고, 최악의 경우와 현실적인 경우를 비추어서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7주차에 접어들면서 치료진은  두려워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공황을 만나야지" 라고 생각하며 공황을 자주 만나려고 노력하라는 주문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때부터 교육의 내용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교육생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 과거 부터 당시까지 공황에 너무나 많이 노출되어 있었고 그때마다 극복하기를 실패하였으며 결국 포기하여 그의 노예가 된 상태였습니다. 그에게 맞설 방법도 없거니와 있다 치더라도  이를 사용할 방법을 몰랐었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공황과 만나라는 요구는 너무나 가혹하게 생각되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언제 어디서고 공황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시길 간절히 원했습니다. 

8회 - 예측 검증 ; 내가 느끼는 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위험한 불안이 오거나 공황이 왔을 때 호흡훈련과 근육이완을 사용할 수 있으나 이것이 회피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예기불안이나 공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자기진술 수정을 끊임없이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불안이나 공황이 오기 전에 예측하는 것들이 과연 정확한 예측인지 생각해봤을 때 저는 그것이  예측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일 이미 체험을 했습니다.  교육에 들어가기 하루 전날 늦은 밤, 그 동안 너무나 두려워 회피해오던 전철 타기에 도전하였습니다. 이어 순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본인은 이미 특급형무기를 지니고 있어 공황이라는 적은 싸움상대가 되지 않음을. 

9회 - 신체자극감응훈련.

공황과 유사한 감각을 찾아내기 위해 뛰고 숨쉬고 긴장하는 등의 운동은 그런 감각을 찾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어떤 것은 오히려 공황보다 더 힘든 느낌 이 들었습니다. 공황이 오면 이것보다 더 잘 견딜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교육을 마친 이후  자동세차장을  이용해보았으니 역시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10회 - 일상생활에서 자극감응훈련을 하기 위한 방법.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세부적인 단계를 나누어서 불안이 낮은 활동부터 시행하고, 어떻게 대처할지를 미리 머리 속으로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저번 주까지는 괜찮았는데 이번 한 주가 좀 힘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불안이나 공황을 과소평가 하진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약한 불안이 지속되는 것 같아 저녁 약을 한 봉지 먹으니까 괜찮아졌습니다. 오후에는 세차장에 들어가보기도 했고 전철도 이용했습니다. 모두 괜찮은 경험이었고, 전철 안에서 2-3초 불안했지만 이내 나아졌습니다. 세차장에 갈 때 예기불안이 생겨서 힘들었다. 맨 뒷줄에 서있다가 뒤에 차가 오는 바람에 떠밀려 들어갔는데, 막상 닥치니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그 전에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이었지만, 그 단계가 넘어서는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공황이 오기 전에 자기 진술을 충분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황에 대한 과소평가로 아직 공황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있음을 확인했고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1회 - 노출행동치료

드디어 배운 것을 확실히 공인 받는 노출행동치료를 했습니다. 훈련 구성은 엘리베이터 타기, 백화점 내에서 약 30분간 아이쇼핑, 전철 2구역 타기였습니다. 폐소 공간에 대한 부담이 많았고11주차에 한다는 노출훈련 부담 때문에 9주차부터 이전에는 항상 회피해오던 전철타기와 자동세차장 이용을 미리 도전해 보았고, 오늘 노출훈련은 평소 혼자서 연습하던 수준에서 실행되어 그리 큰 부담은 없었으며 실제도 그랬습니다.  전철을 타기 전 수 분동안, 타고나서 2-5초간 '6-7'정도의 불안이 엄습한 것 외에는 별다른 힘든 점은 없었습니다. 노출훈련이 조금만 보완된다면 이전에는 두려워해서 항상 회피해오던 장소에 대한 도전과 극복이 한결 쉽게 실천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2회 - 공황의 극복

자기평가시간을 통해 본 이전과의 변한 점은 전에는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들에 대해서 고민했지만, 이제 그런 생각들을 하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자동적으로 부정적 사고가 생겼을 때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해 나갈 수 있도록 타진해나가는 태도를 키웠습니다.

치료 후기 - 공황! 겪어 볼 만한 병이다.

공황12주 교육을 모두 마쳤고 약 1주일이 경과하였습니다. 비현실감으로 두려워서 꺼리기만 하던 술, 그러나 현재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마시는 그 소주가 얼마나 달콤하고 자유를 만끽하게 하는, 행복을 느끼게 하는지 모릅니다.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기고 일상생활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었습니다. 공황이란 이전에는 "그거 너무나 무섭고 치료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약물을 장기 복용해야 하는 남에게 공개하기 곤란한" 그런 질병으로 '진정' 믿어왔으나 지금에 와서는 "갑자기 불안해서 죽을 것 같지만 절대 죽지 않고, 생각의 습관만 바꾸어 준다면 즉시 괜찮아 질 수 있는 한번 겪어 볼 만한 병이다"라고  또한  스스로의 공황극복믿음은 교육을 통해 이론을 습득하는 것과 실제노출훈련에서 그 이론 적용을 통한 도전과 극복으로 생기는 것이지, 지식습득과 실천 없는 생각만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한번만 잘 적용해서 극복하면 두 번째부터는 아주 쉽습니다.  
그 동안 함께 고민하시며 애쓰신 치료진 분들과 동기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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