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00님의 공황 극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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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6월 수원으로 이사를 오고, 이사를 와서 어느 병원을 다녀야 하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아르바이트 할 때 오가며 본 경기 신경정신과에 오게 되었습니다.
버스를 혼자 타고 다니는 것이 부담스러워 입사했던 회사를 2주만에 퇴사를 하고 인지행동치료에 들어갔습니다.
인지행동치료를 받는다는 것을 알리고 입사한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고 참 많이 힘들었었는데, 시작이 반이라는 옛말이 있듯이 첫 번째 시간에 저의 병은 반은 다 나았습니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저는 제가 제일 삼하게 앓고 있는 줄 알았어요.
인지행동치료를 받는 도중에 10년을 한결같이 먹던 약을 5분의 1수준으로 줄여서 먹게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에 공황이 한번 다녀가고는 통 소식이 없더니, 치료과정 중에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공황이 온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1분도 안되어서 허무하게 그냥 지나가 버리는 거예요. 힘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오려는 느낌이어서 상태를 체크해 보았습니다. 난 그저 가슴이 휭하니 이상한 것으로만 표현해 왔었는데 그런게 아니라 가슴이 조금 답답하면서 머리가 양쪽귀 위쪽으로 경직된다고 해야할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언제든지 잠깐 다녀가는 공황이었지만 그때는 시간이 더욱 짧았습니다. 치료받기 전에는 옆에 있는 사람은 아무 것도 모르지만 내 마음속에서 혼자 온잦 호들갑을 떨고 온몸에 힘이 쫙 빠질 일인데, 이제는 공황이 온 상태에서 몸 상태를 체크할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생겼어요. 저 스스로가 기특하다는 생각도 했었답니다.
사실은 언젠가 아들을 데리고 밤에 길을 가다가 지나가는 학생을 불러 세워놓고 내가 좀 아파서 그러니 내가 조금 괜찮아지면 가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었어요. 어린 아들은 우리 엄마가 왜 저러나 했겠죠?
전에는 출퇴근도 남편이 시켜 주었었는데 이제는 아무 두려움 없이 버스로 장거리 여행을 혼자 할 수 있구요, 출퇴근은 물론 버스로 하구요.
약을 지니지 않고는 어디에도 갈 수 없던 제가 이제는 약 없이도 시장 정도는 거뜬히 다녀 옵니다. 전에는 아들, 딸 둘다 데리고 시장 가다가도 공황이 온다 싶으면 집으로 다시 돌아 왔었거든요. 밤에는 쓰레기도 버리러 못 나갔었는데, 이제는 밤이 무섭지 않아요.
지난 달 25일 일을 열심히 하다 갑자기 약을 끊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상담실에 비밀글로 글도 올렸습니다. 서서히 약을 끊으라고 하시는 원장님의 말씀도 있었지만 그런데 그놈의 고집이 또 여기에서 등장을 했어요. 25일 아침 약은 이미 먹었고 저녁약은 안먹었답니다. 그러면서 원장님께 묻기는 왜 물었는지..
이후 저의 증상은 피로가 빨리오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에 비해 잠을 충분히 못 잤을 때처럼 눈이 많이 뻑뻑하고, 약간 충혈되었구요, 인지행동치료를 끝낸 뒤라 공황은 한번도 찾아 오지 않았습니다.
큰 문제 없이 잘 지냈지만 원장님 말씀대로 나의 몸이 모르게 살살 끊어야 되겠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이번에 다시 느낀 것이지만 약을 끊기 위해서는 몸이 일단 건강해져야 되겠더라구요. 그러기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이구요, 지난주 11일에 원장님 찾아 뵙고 약 다시 처방받아서 먹고 있습니다. 오늘 18일부터 조금씩 줄여나가기로 했습니다.
성탄절을 즈음해서 환우 여러분들을 만나게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구요. 공황을 앓고 있는 환우 여러분들, 마음의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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