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00님의 공황탈출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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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인지행동 치료과정을 이수하고 이에 대한 수기를 쓴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
습니다. 생각하기도 싫은 과거의 공황의 문제를 다시 떠올리려고 하니 묘한 기분이
듭니다만, 그래도 한번 더 과거의 공황문제를 반추해 보면서 현재와 또 앞으로의 생활
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의 계기가 될 것도 같습니다.
저의 경우는 다른 사람들보다 공황이 일찍 찾아왔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어릴 때
부터, 다른 아이들보다 더 감수성이 예민하고, 사색적이며 쓸데없는 잡생각들이 많았지
않았나 생각이 되네요. 그러니까, 초등학교 3학년 어느 봄 날 바람이 불고 구름이 잔뜩
낀 스산한 날이었습니다. 학교 갖다 와서 밥을 먹고 마루에 앉아있었는데, 글쎄,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도 모르게 엄청난 공포가 엄습하면서 허공을 향해서
헛소리를 질러대고 마루에 드러 누운 것이 공황의 시초였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는 놀라서 당황하시다가 아버지께서 저를 업고 병원에 가셨었는데 병원
에 도착하였을때 저는 "언제 그랬더냐?"는 식으로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당시 저를
진찰하신 의사 선생님은 "아무렇지도 않은 아이를 괜히 데리고 와서 웬 호들갑이냐?"
고 아버지에게 핀잔을 주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처음에는 저 자신도 "혹시 내가
꾀병을 부렸나?"하고 의심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렇게 해서 그 무섭고, 고통스러운 공황이 일주일에 2~3번씩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2달 동안 병원이란 병원은 거의 다 가보고, 한의원, 심지어 귀신이 쒸었다 하면서 무당
을 불러 "굿"까지 하였습니다. 그래도 별 차도가 없자 부모님은 거의 포기상태에 이르
렀고, 저 자신도 희망이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아버지가 저의 증상 이야기를 약국약사에게 하셨다는데 그 약을
1달 가량 먹고 차츰 공황 발작이 없어진 것 같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5년 전의 일이
니까 당시는 그 것이 무슨 병인지도 몰랐고 모든 병원, 약국을 가 보아도 대부분 의사,
약사들이 흔히 말하는 "신경쇠약" 이라고만 했지 그 것이 공황이라는 것도 아마 몰랐
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속으로 '이것이 아닌데.... 그 다른 무엇이 있는 것
같은데....' 정신적인 치료를 좀 받아보았으면, 하고 생각을 했으나 당시 어린 마음에
감히 정신과 적인 치료를 했으면 좋겠다고 부모님한테 말씀을 드리지를 못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주변 상황으로 볼 때도 그런 말씀을 드릴 분위기가 아니었고요. 그 후 공황
발작은 사라졌지만 공황 전의 그 생기있고, 열심히 뛰어놀던 아이는 어디로 간데 없고
소심하고 늘 우울한 상태의 아이로 사춘기를 보내고 초조, 불안의 마음과 강박증을 가진
채 청춘의 세월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어릴 때 부터 그 무언가 받고 싶었던 정신과적 치료 즉 인지행동 치료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공황이 시작되고 2달 후 부터는 공황 발작은 비록 나타나지 않
았어도 늘 불안, 초조, 집착, 강박관념 이것은 항상 나의 구석구석을 따라다니면서 괴롭
혔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행사나 일이 있으면 이놈들이 늘 따라다니면서 훼방을 놓고
모든 일을 쑥대밭으로 만들더군요. 그러나 그 일들이 끝나고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왜
내가 그 때 그렇게 불안, 초조하게 안절부절 못 했던가?" 하고 생각하면서 다음부터는
안 그래야지. 하고 다짐하지만 역시 다음에도 그 어떤 중요한 일이 닥쳐오면 악순환은
반복이 되더라 이겁니다.
그런데 인지행동치료를 받고 책을 통해서, 강의를 통해서, 인터넷의 자료를 통해서
제가 확실히 깨달은 것은 제 기준으로 볼 때 ,역시 마음가짐 (생각, 思考)이 가장 중요
하지 않는가? 사료됩니다. 모든 것이 마음 먹기 달렸다 (一切唯心造)라는 것이 평상시에
는 그냥 좋고 뜻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인지행동치료를 받고 나니 정말 피부에 와
닿는 말이더군요. 저 나름대로의 공황을 분석한 결과로는 공황환자의 90%이상이 왜곡된
생각에서 일어나는 것이며, 그 왜곡되고 잘못된 생각을 바꿈으로 인해서 공황의 90%이상
은 잡을 수 있다고 감히 확신합니다. 이 생각, 즉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이 인지행동치료
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저는 인지 행동치료 1~2회를 듣고 나서 제가 바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왜냐
구요? 불안, 초조, 강박관념이 없어졌으니까요. 그래서 결론 내린 것이 "아, 역시 생각
이 중요하구나,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의 따라서 이렇게 천양지차의 차이가 있구나."
하고 생각되었습니다.
비록 교재를 다 끝내고, 강의가 끝났다 하더라도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니까 가끔씩
교재도 보고 ,공황과 관련 된 인터넷을 통한 자기 반성과 , 마음을 추스려서 "항상 시작
하는 마음으로" 라는 이 말의 의미를 잊지 않고 계속 노력하고 정진한다면 더 이상의
불안, 초조나, 강박관념, 공황은 덤벼들지 못할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다시 한 번 인지행동치료를 위하여 열심히 노력해 주신 원장 선생님과 간호사님의 노고
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후배님들을 위하여 더욱더 힘써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단, 인지행동치료 중 보강해야 할 점이 있다면 자극감응 훈련에서 소위 "뺑뺑이"할 때
의자가 부실한 것 같았습니다. 제가 할 때 돌다가 2번 넘어진 적이 있는데 어지러운
상태에서 의자가 넘어지면 돌고 있는 사람이 혹시 머리를 땅바닥에 부딪힐 수가 있으니
까 조금 위험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더 안전한 의자로 보강해서 "뺑뺑이"를
했으면 좋지 않을까? 사료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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