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클리닉자조모임

지독한 감기를 앓고 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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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1-04-06 11:59 조회148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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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무리를 했던 탓인지 지독한 감기 증세로 인해 안그래도 허스키한 목소리가 도를 지나쳐 이제 말도 안나올 지경이었다. 
하루종일 감기약에 취해 누워있다가 오후께나 정신을 차리고 집청소며 빨래며, 요리며 다 해놓고 책상에 앉았다. 
요즘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해 과제가 너무 많아 틈나는 대로 해놓으려고 가방을 여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일이 생겼다. 얼마전에 구입한 USB 카드가 없어진 것이다. 아무리 뒤져봐도 보이지 않고, 얼마전에 가방에서 뭘 꺼낼 때 잠시 봤던 것 외에는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마 짐작컨데 그 때 없어진 것 같다. 집 주변이면 어떻게 찾아보겠는데, 그걸 봤던 곳이 버스 안이었던 것 같다. 
순간 식은땀이 나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숨도 몰아쉬어지게 되고 눈물이 핑 돌았다. 그동안 해놓았던 과제물이 몽땅 사라졌으니... 

내가 하는 일이 늘 이렇지 뭐..
내가 뭘 잘못했다고.. 너무 가혹하다..
난 왜 항상 이럴까..
정말 재수가 없다..

온갖 부정적 사고들이 내 마음에, 머리에, 몸에 덕지덕지 붙었다. 때마침 비도 왔다. 우울감의 극치를 맛볼 즈음...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물론 쉽진 않았다.. 
사실은 아직도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걱정하고 있다고 해서 없어진 과제가 나오진 않는다. 더더군다나 버스 회사에 찾아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걱정만 하지 말고 다시 시작하자. 어차피 과제물은 내년 1월까지 제출하면 되니 그때까지 못하겠어? 가만히 앉아서 한숨만 내쉴 시간에 책 한번 더 찾아보고, 자료 될 만한 사례 하나 더 챙겨보자 싶었다. 그래도 기분이 쉽게 나아지지 않아 창문을 활짝 열었다. 촉촉한 비 냄새, 시원한 바람, 지붕을 때리는 빗방울 소리가 내 마음을 안정시켜주었다. 그래도.. 뭔가 모자랐다. 평소 좋아하던 커피를 한잔 타 마셨다. 음악도 틀었다....
걱정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걱정은 되지만 처음보다는 걱정이 많이 줄어들었다. 곧 이런 과정을 좀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황장애 인지치료에 참가하면서 나 자신도 이렇게 변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어내리다 보니 나 역시 내 생각을 읽어 내리는 기술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 것 같다.  

댓글목록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나도 노프북 잃어버려서 좀 쉬고 싶은데...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마지막으로 본것 외에는 잃어버린것에 대해 전혀 떠오르는 것이 없다...
감기와 그 약 때문인가보죠..설마 건망증은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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