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클리닉자조모임

나와 집과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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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1-04-05 12:11 조회98회 댓글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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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는 용인 민속촌 옆에 있습니다.
3년 전 결혼하여 남편과 살기 시작했지요.
아담한 16 평에 새로 지은 아파트라..깔끔하고 편안하고 참 좋았습니다..
둘이 지내기에는 더할나위 없는 공간이었죠..
작년 말 아기를 낳고..친정 엄마가 산후조리를 해주러 오시고 나니 
그 편안하던 집이 그렇게 좁고 불편할 수가 없더군요..
아파트 구조가 거실 겸 안방에 작은방이 하나 있는데..
아가랑 누워있는 안방에는 쉴새 없이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TV 소리는 
시끄럽기 그지없고..참..싫더군요..어디 아가도 없고 조용한 곳에서
쉬고 싶은 생각이 넘 간절했습니다…
전 제 생활 패턴이 흐트러지거나 누군가 간섭하는 생활을 
참 못견뎌했지요..
글케 애기 낳고 10일만에 공황이 찾아왔었습니다…
정작 좁고 부족한 건 제 마음속이었다는거...그 후에야 절실히 깨달았죠..
아가를 포용하지 못했고..산후조리해주러 오셔서 애쓰는 엄마..애기 보러 찾아오는
가족들을 포용하지 못할 정도로 마음이 참 좁아터졌드랬지요..
공황 이후에 마음속이 왜 그렇게 외롭고 허전하든지..
사람들에게 맘을 다 열고 싶더군요..
가족들을 위해 축복 기도를 시작했습니다..지금도 아침..저녁으로 울 가족의
무병장수를 빌지요..그리고 이웃들과 정말 허물없이 친해졌습니다…
그 동안 살면서 저는 찬바람 쌩쌩부는 이웃이었죠…^^
하지만 올 여름엔 너무 좋은 이웃들을 많이 사귀었습니다..
내가 좁아터졌다고 불평하던 그 좁은 16 평 아파트에서 2 명이나 되는 자녀들을 
씩씩하게 키우는 이웃들을 보면서 참 많이 반성했지요..
전 틈나는 대로 울 아가 들쳐업고 옆집..아랫집..윗집 놀러다니기 바빴고..
우리 집에는 이웃들이 가져다주는 김치,,부침개..달걀등등 먹을걸로 넘쳐났습니다..
어떤 날은 얻은 반찬만으로 식탁을 차리기도 했지요…
어떤 이웃은 약수터에서 패트병에 물을 담아 매번 물이 떨어지지 않게
우리 집에 갖다 주었고..남편이 지방 파견 중이어서..애기가 아프면 
이웃이 차로 큰 병원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진정한 나눔이 뭔지 확실히 배웠고..사람들과 이렇게 더불어 사는 게
정말 살맛 나는 삶이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 이웃은 제가 아무 근심 걱정도 없어 보인다고 부러워하는 이웃도 있었고..
어떤 이웃은 자신의 대인기피증땜시 고민이라고 털어놓기도 했지요..
문제 없는 사람 없죠..^^

지난주 금요일날 이사를 했습니다…24 평으로 왔지요…
이사짐을 실을 때 이 16 평 집에 참 미안한 맘이 들더군요..
묵묵히 있는 그대로 봉사만 했을 뿐인데..전 거기에다 이런저런 해석을 붙여
못 견뎌했으니깐요..
너무 좋은 이웃들을 떠나는 게 아쉬워 같은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했지만 
거리상으로 많이 떨어져 있네요..
또 이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사귈 것이고..저 또한 좋은 이웃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지금도 예전 이웃이 와서 울 애기랑 놀고 있네요..
이사하고 나서 몸살이 났었는데..하루 푹 자고 나니 거뜬해지네요..
그 동안 열심히 운동해온 보람이겠지요..
자조 모임은 이상하게 참석할 기회를 놓치게 되네요..^^

요새는 제 자신을 포용하기 위해 새벽기도를 합니다…
어제부터 시작했는데..조금 일찍 일어났다 뿐인데..지금 졸려죽겠네요..^^
원망..분노..미움..피해의식..등등 제 신경 조직 속에
뿌리깊게 박혀 있는 이런 어두운 감정들을 어떻게든 털어버리고 싶네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제 자신에게 많은 시간을 허락하고 싶습니다..
이런 감정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를 얻는 날이 완치의 날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댓글목록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글을 보면 그 사람이 보입니다.
처음 뵈었을 때, 수업 받았을 때, 그 이후.. 변천사를 보고, 또 글을 보면서 얼마나 많이 좋아지시고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통해 스스로를 갈고 닦으시는지 정말 이제는 존경스럽습니다.
이사 축하합니다. 이사떡 안돌리실건가요? ㅎㅎ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도인이시다.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농담입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이렇게 사람이 편해져 갑니다. 이전에 어쨌건, 사는 집이 넓든 좁든, 내가 잘 났든지 못 났든지 내가 편하게 지내면 됩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아직 새댁이신 것 같은데.
올리신 글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제가 평생에 제일 꿀맛같이 잘잔 잠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1970년 추석 날이였습니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는데 완전군장을 하고 81mm박겨포를 메고 장장 60리를 행군했습니다. 숙영지에 도착했을때 까지도 비는 그치않고 계속 내렸습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것이 빗물에 젖어 마른것은 하나도 없고...
A형 텐트를 치고 잠을 자야 하는데 군대는 오와 열을 맞추어 텐트를 쳐야 하기 때문에 정확히 정해진 위치에 쳐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텐트쳐야 하는곳에 샘물처럼 물이 솟아 오르고 있었습니다.
제가 시골 출신이라 그런 상황에서의 대처요령이 뛰어 났습니다.
원래 둘이서 A형 텐트를 하나쳐야 하지만 제가 넷이서 하나를 치게 하고
굵은 나무가지를 잘라와 테트안에 열십자로 20cm간격으로 놓게 하고
그위에 많은 풀을 베어와 깔게 하였습니다.
일단 저녁을 타먹고.
판초우의 두개를 바닥에 깔고 빤스만 입고 모든 옷을 벗어 짤아 텐트 안에 걸게 하고 빤스도 벗어 짤아 입게하고 젖은 모포 4장을 한장씩 말아 양쪽끝에서 짜게 하였습니다.빤스만입은 넷을 A형 텐트 안에 서로 등을 기대고 앉아 자게 했습니다.

모포로 몸을 감으니 처음엔 차거웠지만 한5분쯤 지나니 모락모락 김이나는 게 꼭 찐빵솟같이 수증기가 피어오르며 따뜻해지기 시작해 우리는 엉덩이 밑에 물솟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꿀맛같은 잠 을 푹 잤습니다. 경기도 연천의 추석은 상당히 싸늘합니다. 이튼날 일어나 다른 텐트에서 잔 동료들의 꼴을 보니 초죽음이 되어 있었습니다. 서로의 등을 의지하지 못하고 땅바닥에 판초우의 깔고 거기에다 등을 대고 잤으니.
우리는 36.5 X 4 = 146도 이였고 다른 사람들은 36.5도도 열을 땅에 빼았기며 자짰고 우리는 열을 서로에게 주며 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상이 추울때 서로가 주면 따스함이 배가되며 자기만 따뜻하게 잘려고 하면 자기 체온도 다 누리지 못한다는 원리를 빨리깨우쳐 3~4 만$ 시대로 빨리 진입해야 할텐데.
서로가 일등만 해야하는 교육시스템으로 등대는 기술을 원천적으로 봉쇄 하고있으니. 오호통제라~!
이웃과 정답게 지내셨다니 추울때 등을 서로대고 자는 기술을 익히신것 같아 드리는 말씀이고.
이해 안가는 부분은 부군께 설명해 달라고 하세요

평생 가득한 행복을 누리시도록 빌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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