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 자조모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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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0분 예정된 시간에 조용히 등산을 시작하였다. 두 달전에 올랐던 산이기에 그리 부담은 갖지 않고 시작할 수 있었다. 15분쯤 되었을 때 회원 한 분이 마라톤 대회때문에 길이 막혀 늦었다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해서 잠깐 쉬면서 기다렸다. 숨을 헐떡이며 올라온 회원은 수박씨님 이었다. 화창한 봄날 나무가지들에는 새 순이 막 나오고 있었다. 꼬물꼬물 나오는 잎들이 꽃보다 더 싱그러워 보였다. 어찌된 일인지 두 번째 오르는 광교산이 더 힘들었다. 두달전에는 원장님이 자주 쉬어서 힘든줄 몰랐었는데 원장님이 빠진 광교산은 내가 맨 뒤를 지키며 올랐다. 11시 50분 경 형제봉에 도착했다. 잠시 쉬고 토끼제쪽으로 가기로 하고 내려갔는데 한참내려 가다보니 아무래도 이상해 오르는 분에게 물어보니 방향을 잘못 잡았단다. 이 길은 수지쪽으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
아~~~ 다리에 힘이 빠진다. 다시 나무막대기 하나를 의지하며 형제봉으로 올라갔다. 아! 배가 고파오기 시작한다. 배가 고프니 다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또다시 이길이 아닌가봐? 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아 두달전에 내려 갔던길로 내려가자고 했더니 굳이 토끼재쪽으로 내려가자고 한다. 마지못해 따라가기 시작했다. 분명 내려가는 길이어야 하는데 또다시 오르는게 아닌가? 설상가상으로 하늘이 심상치 않다. 조만간 비가 쏟아질것 같은 하늘이다. 왠지 불길한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이 모임이 공황장애 자조모임이란 생각이 새삼 떠오른다. 배가 고프니 더 불안한 생각이 든다. 결국 토끼재에 도착했고 좌측에 나있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더니 배가 고프니 영 재미가 없다. 산을 거의내려와 계단이 끝났을 때쯤 드디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총무님이 모자가 없어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이 안돼보여 내모자를 주고 나는 사파리에 있는 모자를 꺼내 썼다. 오늘 하루중 제일 보람된 행동을 한 순간이다. 비 줄기가 제법 굵어 졌다. 서서히 춥기 시작한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고 바로 옆에 있는 보리밥집에 들어갔다. 사람으로 가득차 있었고 천막은 비가고여 가끔 옆으로 쏟아져 자리가 불편했다. 일단 가장 안전해 보이는 자리를 잡고 주문하였다. 동동주하나,파전하나,돼지고기하나,그리고 보리밥을 시켰다. 음식은 오래 기다리지 않아 나왔다. 일단 동동주 한잔과 돼지고기 한 첨을 먹었다. 그 맛은 상상에 맡긴다. 곧이어 보리밥이 나왔다. 고추장과 산나물등을 넣고 쓱쓱 비볐다. 그리고 한잎 크게 먹었다. 배고프고 으시시 춥던차에 먹는 그 맛과 안도감이라니...
천천히 여유롭게 아주 배불리 먹었다. 이번 산행은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거라는 얘기를 나누면서....
고생은 되었지만 재미있는 산행모임이었습니다.
함께 산에 오른 회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다음 모임에는 더 많은 분들이 참석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댓글목록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파전, 돼지 바비큐, 보리밥, 동동주- 저번 산행 생각이 납니다.
겨울 산행에 이어 봄 산행, 다음 여름 산행때는 꼭 참석하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